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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송호성 기아 사장 "美픽업, EREV도 출시 검토"…전기차와 투 트랙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7 08:00

수정 2025.04.17 08:00

기아, 미국 픽업트럭 시장 공략 '속도전'
美전략 중형 픽업트럭 전기차와 EREV 동시 개발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HMGMA서 양산 예정
'규모의 경제 확보' 효율성 제고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설명하고 있다. 기아 제공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목표 등에 설명하고 있다. 기아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아가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가운데, 점유율 확장을 위해 전기차 모델뿐만 아니라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동시에 투입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파워트레인을 다변화해 연 300만대에 이르는 미국 픽업트럭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기아가 출시할 예정인 미국 전략 픽업트럭은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기 픽업트럭 외에도 EREV 픽업트럭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이 EREV 픽업트럭 개발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사장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한 애널리스트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향후 픽업트럭은 전기차 모델을 기본으로 하지만 시장이 제한적이라면 EREV 파워트레인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확정은 아니지만 북미 시장 진출 시 전기차와 EREV를 동시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픽업트럭은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진입하지 못했던 시장이지만 전략 모델을 통해 송 사장은 북미에서 연 9만대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EREV는 보다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되자 내연기관차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히든 카드'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내년부터 현대차, 기아를 비롯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까지 모든 브랜드에 EREV를 도입할 예정인데, 새롭게 뛰어드는 픽업트럭에까지 이를 확장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엔진이 주요 동력이고 모터가 이를 보조하는 형태라면, EREV는 모터가 주요 동력이며 엔진은 모터 가동에 투입되는 전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을 30% 줄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대비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아는 올해 첫 독자 픽업트럭 타스만을 출시했지만 미국 시장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미국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중형급 모델을 개발 중이다. 특히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는 미국 조지아주에 지난 3월 준공한 HMGMA에서 미국 전략 픽업트럭을 생산할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부터 수입자동차에 25% 세율을 부과하는 품목 관세와는 별개로 미국은 지난 1964년부터 외국산 픽업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자국 업체를 보호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트럭의 본고장인 미국은 판매 톱 상위 10개 차종 가운데 4개가 픽업트럭일 정도로 시장이 크지만 국내 업체들은 진입하지 못했던 시장이기도 하다"며 "전기 픽업트럭의 경우 아직은 수요가 제한적인 만큼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차를 대체할 수 있는 EREV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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