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를 바르게 알자. - 신성남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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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1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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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직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오늘날 개신교 목사직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직분은 드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주님의 종'으로 알고, 다른 사람은 '교회의 왕'으로 여긴다. 어떤 사람은 '신의 대리자'로 알고, 다른 사람은 '성전의 장사치'로 생각한다.
이런 대부분의 오해는 목사직에 대한 성경적 또는 역사적 이해가 부족함에 기인한다. 아울러 이를 방관하거나 묵인한 각 교단의 책임도 적지 않다. 그래서 여기에 그 대표적인 오해에 대해 간단히 논하고자 한다.
  


  
 
1. 목사는 성경에 명시된 직분이 아니다
한글성경에 '목사'라는 단어는 단 한번 나오는데, 그것은 목사가 아니라 '목자'가 더 정확한 번역이다(엡4:11). 따라서 오늘날 목사는 성경의 목자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목사직의 기원은 500년 전 종교 개혁자들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따라 교회정치적 필요에 의해 만든 것이다. 이는 유럽의 유명 대학교들보다 짧은 역사다.
초기 기독교 1500년 동안 '목사(Pastor)'라는 이름의 직분은 없었다. 초대교회에서는 장로나 집사나 교사들이 그 역활을 감당했다.
 
2. 목사직은 제사장직 아니다
목사 개인은 개신교의 다른 성도들처럼 '왕같은 제사장'의 신분이 맞지만, 목사직은 제사장직이 아니고 오히려 교사의 직분이다. 목사를 구약 제사장이나, 중세 사제나, 또는 무당처럼 대우하는 건 큰 오류다.
만일 자신이 제사장이라고 주장하는 목사가 있다면 이는 스스로 자기 무식을 만천하에 자랑하는 행위다. 그는 이미 사이비의 문턱을 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목사직의 창시자 칼뱅이 이를 안다면 아마 멱살을 잡고 달려들지도 모르겠다.
 
3. 목사는 교회의 수장 아니다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다. 목사, 장로, 집사 등 교회의 모든 직분자는 평등하고 계급의 고하나 우열이 없다. 따라서 당연직 '목사 당회장' 제도는 전혀 성경적인 근거가 없다. 오히려 목사도 당회의 관리를 받아야 정상이다.
개신교의 영구직 당회장 제도는 유대의 회당장 제도보다도 더 교권남용적이며 권위주의적인 악습이다. 앞으로 교회의 당회장은 당회에서 장로들 가운데 임기직으로 선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4. 목사에겐 교회의 삼권이 없다
현재의 개신교 목사직은 사실상 입법, 사법, 행정 등 지나친 교권 집중으로 성경의 정신을 거역하고 있다. 목사가 무슨 약방 감초처럼 대체 관여하지 않는 영역이 거의 없다.
목사는 가르치는 사역 외의 인사, 행정, 재정, 관리 등 나머지 권한을 모두 내려놓아야 옳다.
 
5. 목사를 비판하면 벌 받나?
성경은 비판이나 판단 자체를 금하고 있지는 않다. 정작 성경이 금하고 있는 것은 심판이다. 문제는 헬라어 성경에 '비판', '판단', 그리고 '심판'은 같은 원어이기에 발생한다. 일부 번역 과정에서 심판으로 번역해야 할 곳을 비판으로 번역하여 마치 성경은 비판을 금하는 것으로 신도들에게 오해를 주고 있다. 이는 시급히 교정해야 마땅한 대표적인 번역 오류다.
오늘날 특정 번역 성경본을 손에 들고 그것을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면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구약의 선지자들이나 신약의 예수님과 사도들도 비판을 아주 많이 하셨다.
물론 어떤 경우든 모든 비판은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목사라고 해서 비판에 면죄부를 지닌 것은 아니다. 목사가 명백히 잘못할 때는 더욱 철저히 규명하고 신속히 치리해야 교회가 바르게 선다. 도리어 목사의 비리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면 그것은 바른 교회가 아니다.
 
6. 목사는 하나님이 친히 심판하시나?
흔히 목사는 '주의 종'이므로 하나님이 친히 심판하시니 목사가 부정을 저질러도 신도들은 손대면 안 된다는 미신적 인식이 있다. 하지만 목사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주의 종이며 하나님이 친히 심판하신다. 오히려 교회의 권징은 목사나 다른 직분자들에게 더욱 엄격해야 마땅하다.
 
7. 목사만 설교하고 축도할 수 있나?
이건 하나님의 법이 아니라 사람이 임의로 만든 교단법이다. 한국의 대다수 교단은 이를 엄하게 지키고 있으나, 진리 안에서 자유함을 얻는 성도는 자기가 소속한 공동체가 인정할 경우 누구나 설교하고 축도할 수 있다. 이는 신자 누구나 성경을 설명하며 전도하고 가르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8. 목사는 특권을 지닌 직분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목사에겐 아무런 특권이 없다. 이는 마치 장로나 집사에게 예외적인 특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누가 다소라도 목사에게 특권이 있다고 느낀다면 그건 지난 500년 동안 목회자들이 꾸준히 교단법을 인위적으로 손질하여 자신들에게 필요하거나 유리한 제도로 변질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도들조차 특권을 남용하지 않고 오히려 교인들 가운데 자신을 '만물의 찌꺼기(고전4:13)'처럼 낮추며 교회를 섬겼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9. 반드시 목사는 '유급 전임 사역'을 해야 하나?
그건 아니다. 사도바울은 복음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면 스스로 생업에 종사하며 자비량 사역을 했다. 더구나 돈으로 교회가 부패하고 있는 작금의 시대적 상황에선 차라리 자비량 공동 사역을 더욱 확대해야 마땅하다.
특히 경제적으로 교역자를 고용하기 힘든 작은 교회는 자비량 공동 목회가 더 적합하다.
 
10. 목사는 교회의 필수적인 직분인가?
개혁자 루터나 칼뱅은 목사를 필수적인 직분으로 간주했다. 그리고 그 시대에는 종교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강력한 목사직이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개신교 목사직은 성경의 산물이 아니라 '시대의 산물'이다.
물론 그 이름이 목사든, 교사든, 랍비든, 선생이든, 아니면 다른 무엇이든 교회에 가르치는 직분은 반드시 필요하다. 목사직 자체가 필요 없다거나 비성경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교사로서의 목사직은 필수로 보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모든 교회나 신앙공동체가 반드시 목사를 세워야 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정 교회나 신앙 공동체가 자신들은 기존 교단들의 '목사 제도'가 지나치게 과도한 교권을 지녔다거나 불합리한 요소를 지녔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대체할 다른 직분 제도를 만들어도 무방하다고 확신한다.
 
[결론] 개신교에는 '성직자'가 없다.
본래 개신교는 '성직자 직분'이 없는 교회다. 모든 신자가 다 성직자다(벧전2:9). 개혁 교회의 목사는 사회적으론 불교의 승려나 가톨릭의 사제처럼 성직자 예우를 받고 있으나, 그게 신학적으로 일반 신도들과 구분되는 특별한 성직자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목사는 사도나 사제나 제사장이나 무당이 아니다. 개신교 목사는 교사다. 성경은 사도 이후 교회의 총체적 지배권을 지닌 직분을 주신 적이 없다. 목사는 존경의 대상일 순 있어도 결코 교회 운영의 수장이나 재정의 책임자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약 교회는 중세 교회처럼 특정 사제의 지도를 받는 교조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그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운영되는 민주적인 공동체이다. 이게 바로 성경 원리를 따르는 프로테스탄트 개혁교회의 직분 운영 정신이다.
"교회의 행정 체계나 제도가 영원히 우리의 양심을 묶어 둘 필요가 없다" - 종교개혁자, 장 칼뱅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신성남 sungnam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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