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셀 to 팩' → '셀 to 샤시' 진화무게·부피 줄고 주행거리 800km 이상LG엔솔·삼성SDI 뒤따르나 … 기술 추격 딜레마
  • ▲ CATL 셀 투 샤시(Cell to Chassis, CTC) 기술ⓒCATL
    ▲ CATL 셀 투 샤시(Cell to Chassis, CTC) 기술ⓒCATL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신기술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K-배터리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K-배터리가 격차를 좁히면 중국 경쟁사들이 아예 새로운 기술을 선봬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중국 CATL에 따르면 회사는 '셀 투 샤시(Cell to Chassis, CTC)'라는 기술을 적극 밀고 있다. 

    CTC 기술은 말 그대로 자동차의 뼈대인 샤시에 배터리를 탑재하는 기술이다.

    CATL에 따르면 CTC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1000km에 육박한다.

    비용절감 효과도 뛰어나다. CTC 기술은 차량 개발 기간을 기존 36개월에서 12~18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제조사의 개발비용을 60~70% 절감할 수 있으며, 부품비용도 5%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CTC 기술이 전기모터, 전자제어, 조향, 제동, 서스펜션 등의 부품을 미리 통합해 차체와 섀시를 분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를 샤시와 통합하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기술에 K-배터리는 허를 찔린 모양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의 기업들은 CTC 기술의 전단계인 '셀 투 팩(Cell to Pack, CTP)' 기술에 머물러 있다. 

    배터리는 셀→모듈→팩 구조를 갖는다. 셀 여러개를 포장해 모듈, 모듈 여러개를 포장해 팩이 된다. 전기차엔 최종적으로 팩이 탑재된다.

    CATL은 저렴하지만 성능이 부족한 LFP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TP 기술을 활용해왔다. 모듈을 생략한 덕분에 무게와 부피가 줄어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CATL이 CTP 설계를 통해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자 K-배터리도 부랴부랴 추격전에 나섰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파우치 배터리로 CTP 기술을, 삼성SDI는 올해 2월 각형 배터리로 CTP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K-배터리가 CTP 기술을 구축하자마자 CATL이 보란듯이 셀→모듈→팩 공식에서 벗어나는 CTC 기술을 지난해 12월부터 들고나온 것이다. 

    다만 샤시가 자동차 부품에 해당하는 만큼 배터리 업체들이 CTC 기술을 개발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배터리 전담 조직 'B TFT'를 신설한 현대자동차그룹이 현재 CTC 기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뒤를 이을 새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새 플랫폼에선 배터리와 섀시를 일체형으로 전기차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CTC 기술 도입을 암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개발에서 현대차그룹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CTC 적용을 위해선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공급사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CATL, LG에너지솔루션, SK온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