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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사 대응 현황/그래픽=김지영 |
24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사는 미국 관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책을 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의약품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미국은 우리 의약품의 주요 수출국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의약품의 대미 수출액은 15억1345만달러(약 2조1600억원)로 전체 의약품 수출의 16%를 차지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 등을 미국에 수출하는 셀트리온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홈페이지에 '주주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실제 의약품 관세 시행 여부는 여전히 관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미국 의약품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 발생 가능한 상황별로 최적의 대응 체계를 구축해놓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관세 부과 시 완제의약품보다 세 부담이 훨씬 낮은 원료의약품 수출에 집중하고 있고, 충분한 제조 역량을 갖춘 현지 위탁생산(CMO) 업체들과 제품 생산 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미국 현지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확보도 올해 상반기 중 투자 결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계약 물량 상당 부분을 미국에 수출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관세정책이 명확하게 결정되면 대응책을 검토할 예정인데, 미국 생산시설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CMO업체 등을 통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 수출하는 SK바이오팜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현지 의약품 CMO 시설을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캐나다 외 추가적인 미국 내 생산 전략을 수년 전부터 추진해왔다"며 "미국과 캐나다의 CMO 업체 외에 추가적인 생산 수단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한양행, GC녹십자 등은 관세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미국에 진출시킨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는 미국기업인 존슨앤드존슨 측에서 생산과 유통 등 글로벌 판권을 가지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트럼프의 이번 정책 기조가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업계 동향을 조사하는 등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미국 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와 협력하며 미국 입장이 뭔지, 다른 국가들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